코로나시대 1등기업은 어떻게 움직이나

2020. 7. 31

"다가올 반등 기회 준비하자"
더나은 가치소비에 귀 열고 사업 매각도 적극 나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초집중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주식 시장은 고공 행진 중이다. 미국 확진자는 400만명을 돌파했고 재봉쇄가 제기되고 있지만, 다우지수는 2월 최고점 대비 10% 하락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는 비상장 서비스업종, 부동산, 건설 비중이 높은 반면 주식 시장은 기술, 제약, 의료기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위기를 봐도 패닉에 따른 급락 이후 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반복됐다.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 최고경영자들에게 가장 크게 기대하는 것은 위기 속에서도 남보다 더 발 빠르게 가치를 창출해내고 슬기롭게 관리해 신뢰 있는 소통을 하는 것이다.

첫째, 위기 속 가치 창출을 살펴보자. 코로나19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의 '마태 효과'가 더 커지고 있다.

2018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전 세계 2562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 기업들은 연간 경제적 이익이 3350억달러 성장한 반면, 하위 20% 기업들은 303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성장과 규모에 대한 과대평가를 지양하고, 경제적 부가가치(EVA) 창출에 더 집중해야 한다. 또 업계 최상위 성과 수준을 명시화해 추구하고, '좀비 기업'으로 전락할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기업과 사회가 긴밀히 연결됐음을 보여줬다. 소비자 중 87%는 자신들이 관심 있는 가치에 신경 쓰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만으로 기업 전력을 충당)에 동참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 위기 속 가치 관리다. 핵심은 능동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이다. 아웃퍼포머(최상위 성과 창출 기업)들은 위기에서 인수뿐만 아니라 매각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체계적 인수'를 추진한 기업들은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기업들 대비 6배 높은 총 주주수익률을 달성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잘 사고 잘 팔기 위해서는 영업이익 기반의 상대가치평가(multiple valuation)보다 현금 흐름 기반의 평가 방식을 권한다. 전자는 위기 상황에서 급변한 영업이익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유연성'이 잘 갖춰져 있는지도 평가해야 한다.

셋째, 위기 속 가치 전달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 대외 기업 설명과 홍보 활동에 다음 네 가지 핵심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우선은 '공중보건 리스크로부터 구성원, 고객, 협력·공급업체, 지역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다. 또 '단기적 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준비를 위한 투자 집행과 사업 운영을 추구하고 있는가' '배당,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 노력보다 미래 주주가치와 이해관계자들 가치에 집중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장기적 계획의 단기적이고 체계적인 실행에 집중하고 이를 조직 내외에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가'다.

위기 속의 리더십은 확신을 주는 소통과 실천이 주는 믿음이다.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를 모두 담고 있지만, 위기에서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최근 전 세계 20개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코로나19가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와 사업모델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20%만이 기회를 실행에 옮길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시사점은 명확하다. 포스트 코로나 세상은 준비된 자는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되고, 그렇지 못한 자는 더 많이 잃는 양극화의 모습일 것이다.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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